편집장 왕규식

하동에는 섬진강의 끝 40km가 흐른다. 하굿둑 없어 굽이굽이 막힘없이 흐른다. 섬진강 따라 100리길 신작로가 놓였고, 벚꽃이 심어졌고, 농경지가 발달했다. 섬진강대로 19번 국도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손꼽힌다. 매화꽃과 벚꽃이 필 때는 전 국민의 눈을 사로잡는다. 모두 섬진강이 있어서 가능하다.

1950년대 호주 선교사가 하동 나들이 때 찍은 섬진강 사진

1950년대 호주 선교사가 하동 나들이 때 찍은 섬진강 사진

그런데 섬진강은 끝없이 몸살을 앓는다. 223km의 압도적인 길이로 영호남을 흐르는 섬진강이지만 하류인 하동 섬진강에는 강물이 부족하다. 섬진강댐과 주암댐에서 물을 막고, 다압취수장에서 뽑아가니 하류는 물이 모자라 바닷물이 역류하고 생태계가 몸살을 한다.

하동읍 섬진강에는 모래를 파내는 일로 정신이 없다. 축구장 107배 크기를 파낸다. 파내서 쌓인 모래가 엄청나다. 악양면 평사리공원부터 금남면 하구까지 섬진강 수변에는 사람을 위한 시설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자연과 잘 어울리며 관리되는 곳도 있지만, 관리가 안 되거나 자연을 훼손하는 곳도 여러 곳이다.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두우레저단지 조성, 남도2대교 건설 등 섬진강과 수변 생태계를 바꿔놓을 수 있는 일들이 진행 중이거나 확정되었다. 쏟아붓는 예산도 만만찮다. 구례읍에서 화개면까지는 거의 원형대로 흐르고 있다. 그 아래쪽 하동 구간의 섬진강 몸살이 심하다.

강은 원형대로 흘러야 한다. 강이 살아야 강에 기대어 있는 하동도 산다. 국가도 하천을 물을 다스리는 ‘치수’ 관점이 아니라 동식물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생태’ 관점으로 바꾸고 있다. 하동의 생명줄인 섬진강이 사람의 이기심으로 앓는 몸살을 잘 이겨내고 뭇 생명을 품고 쉼 없이 흐르길 기대한다.


하동의 섬진강 하류는 짜다

섬진강 하류 피해의 최종 종착지, 하동

남도2대교로 끝나지 않을 욕망

섬진강 난개발, 이제는 멈춰야 한다

[독자기고] 매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