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중인 악양 화장실. 화장실 설치는 3월 말에서 4월 30일, 그리고 다시 5월 말로 연기되었다.

철거 중인 악양 화장실. 화장실 설치는 3월 말에서 4월 30일, 그리고 다시 5월 말로 연기되었다.

지난 3월 5일 악양시장 공중화장실이 철거되었다. 갑작스런 철거에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당황했다. 한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겨울부터 새로 짓는다는 얘기가 있었어요. 뭐 어느 정도 불편함이야 감수할 수는 있는데, 그래도 알릴 건 알리고 공사를 해야지. 이러는 건 사람을 무시하는 거, 아니 그냥 없는 걸로 취급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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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철거 작업과 중장비가 동원된 외부 철거작업까지 공사를 알리는 그 어떤 안내판도 설치되지 않았다. 며칠 동안 폐자재가 통행로를 가로막는 일도 있었다. 중장비가 동원된 철거 작업 동안 사람이나 차량을 통제하는 신호수도 없었다. 이틀 동안 이곳을 지나는 주민들은 차량과철거 작업 중인 중장비를 알아서 피해 다녀야했다.

철거 현장 가까이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이용하는 작은도서관이 있다. 하동군은 지방소멸, 인구감소 문제를 아이들과 청년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작은 공사 현장에서조차 청소년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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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현수막은 철거 공사가 끝난 뒤에야 설치되었다. 하동군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따로 제작한 화장실을 기초 위에 앉히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화장실을 제작하는 업체의 사정으로 지연되고 있습니다.”

하동군은 앞으로 이와 같은 사업을 시행하기에 앞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충분히 알리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며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

최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