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하동군에서는 하루 약 4천2백 톤의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는 경남 하루 쓰레기 발생량의 13%에 해당한다. 340만 경남 인구의 1.36%에 불과한 4만 7천 명의 인구를 가진 하동군이 경남 전체 쓰레기의 13%를 매일 만들어낸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다. 하동군이 인구수 대비 10배의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꼴이다. 쓰레기의 구성비도 이상하다. 하동군의 쓰레기 종류별 구성비는 사업장쓰레기 3,840톤(91.8%), 건설쓰레기 291톤(6.96%), 생활쓰레기 41톤(1%), 지정쓰레기 8톤(0.19%)으로 나타난다.
하동군이 이렇게 다른 지역보다 엄청나게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하동 석탄화력발전소의 석탄재 때문이다. 같은 자료에 의하면 석탄재는 하동군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전체 쓰레기의 91.2%를 차지한다. 사업장쓰레기만 따져 보면 3,840톤의 99.1%가 바로 ‘연소 잔재물’, 즉 석탄재다. 하동군의 산업쓰레기는 인구 105만의 창원시, 인구 56만의 김해시는 물론 같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는 고성군보다도 2배 가까이 많다. 양적인 면에서만 따지자면 하동의 쓰레기 문제는 바로 화력발전소의 석탄재 문제인 셈이다.
하동화력발전소에서는 유연탄을 보일러에서 태워 발전을 하고 있는데, 연소 후 남는 물질을 석탄재(석탄회)라고 한다. 석탄재는 다시 플라이애쉬(Fly Ash)라고 하는 비회(비산재)와 버텀애쉬(Bottom Ash)라고 하는 저회, 그리고 탈황석고로 나뉜다. 매년 100만 톤이 넘는 석탄재와 탈황석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그중 석탄재 발생량과 재활용률은 다음과 같다.
발생한 석탄재는 콘크리트 혼화재 및 시멘트 2차 제품으로, 탈황석고는 석고보드와 시멘트 응결 지연제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는데 화력발전소에서는 높은 재활용률을 근거로 ‘친환경적이고 환경보전에 앞장서는 발전소’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실태를 조금만 살펴보아도 문제점이 드러난다. 석탄재 재활용률은 2017년에 100%를 넘어 한때 137%까지 올라갔다. 재활용률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기존에 재활용되지 못한 채 회(재)사장에 야적되어 있던 석탄재가 사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2020년까지의 통계자료를 보면 13년 간 석탄재 발생량은 약 1689만 톤, 재활용량은 1824만 톤으로 재활용량이 발생량보다 135만 톤이나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즉, 기존에 재활용되지 않고 회사장에 야적되어 있던 석탄재가 최소 135만 톤 이상이라는 것이며, 실제로 현재 하동화력 회사장에 야적되어 있는 석탄재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가 없다.
화력발전소 측은 석탄재의 높은 재활용률을 자랑하며 무해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발전소의 홍보와 달리 석탄재는 전국 곳곳에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갈등과 주민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하동의 석탄재는 다른 시‧군으로 넘어가 처리되고 있는데, 석탄재 매립을 둘러싸고 해남군 ‘솔라시도(SolarseaDo)’(2014), 산청군 농공단지(2016), 진도 팽목항(2016), 고성군 성토재(2017), 전남 고흥군(2018)에서 반대운동이 일어나는 등 전국 각지에서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평균 122%에 이르는 높은 재활용률을 자랑하지만 실제로는 재활용제품으로 재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 값싼 매립재나 성토재로 떠넘겨지면서 해당 지역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동 화력발전소 석탄회(재)사장 모습
하동 화력발전소 제2 회사장